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구의공원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구의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테크노마트 상인들이 반대 집회를 개최하였다. 구의공원 임시주차장 반대 집회는 지난 7월 28일 세양아파트 주민들의 집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 11일 열린 집회에서 구의공원 파괴반대를 외치는 주민들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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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공원 인근 세양아파트와 현대 2단지, 6단지, 프라임아파트 주민들과 테크노마트 동서울터미널현대화사업 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5시 구의공원에서 ‘구의공원 파괴반대’ 집회를 개최하였다. 집회에는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서울환경연합 김동언 정책국장과 고민정 국회의원실 관계자도 참여해 주민들을 격려했다.
집회는 세양아파트 비대위 안연덕 위원장의 경과보고 및 인사말에 이어 각 단지 대표자, 주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집회에서 주민들은 ‘구의공원의 오래된 나무들은 수령이 50년 가까이 된다. 이 나무를 옮겼다가 다시 심는 것은 불가능하며, 공사기간 동안 주민들은 각종 공해와 안전위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구의공원 임시주차장 건립을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경호 광진구청장, 국민의힘 광진을당원협의회 오신환 위원장 등에 대해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에서 안연덕 위원장은 “우리는 신세계라는 대기업이 벌이는 만행을 묵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하는 현대화사업을 왜 주민들을 위해 하는 것처럼 포장하는가. 너희 사업은 너희 땅에서 하라. 우리 구의공원 지킴이들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관심이 없다. 구의공원은 이미 자연공원이며 명품공원이다. 소중히 관리해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다. 식물학자를 초청해 들어보니 구의공원의 나무들은 45년의 수령을 갖고 있으며 보기 드문 도심속 공원이라고 한다.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름드리 나무들이 쓸려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25톤 공사트럭이 오고 갈 상황에서 안전문제도 심각하다.”고 주장한 후 “신세계동서울PFV 5%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임에도 왜 대주주가 되었으며, 구의공원 파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다. 오세훈 시장은 스스로 환경론자인 척 코스프레하지만 구의공원을 파괴하려는 모습을 보면 환경보호론자인지, 누구를 위한 시장인지 궁금하다.”면서 산업은행과 오세훈 시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 발언하는 안연덕 세양아파트 대책위원장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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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지 주민이라고 밝힌 김권현 씨는 “지난 2007년~2008년에도 구의공원을 사기업인 월마트, 삼성테스코 등에 내 주려는 시도를 법정투쟁까지 전개한 끝에 단결해 막아낸 바 있다. 구의공원에 지하주차장을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이 사업은 절대 불가능하다. 구의공원은 주민들의 땅이며 하루 3천명이 운동하고 휴식하는 공간이다. 일부 주민들을 앞세워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세양은 거의 100%, 6단지도 90% 반대서명을 했고 2단지도 반대하고 있으며, 프라임도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테크노마트 사람들도 기구를 만들어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반드시 구의공원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테크노마트관리단대표위원회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대책위원회 정동희 위원장은 “테크노마트관리단대표위원회에서는 구의공원을 지키려는 뜻에 공감하며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적극적으로 나서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연대투쟁을 약속했다.
자신을 현대2단지 주민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구의공원에는 오랜 기간 가꾼 나무들이 있다. 한번 파괴하면 복구는 불가능하다. 콘크리트 위에 오래된 나무를 옮겨 심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수막을 구청에서 붙이지 못하게 하면 각 아파트에 세로로 크게 붙이면 된다. 임시주차장으로 어린이대공원 구의문 주차장을 추천한다. 이곳을 임시주차장으로 쓰면 버스를 활용해 지하철 2호선, 5호선, 7호선과도 연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 김동언 정책국장은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이런 공원은 서울에 많지 않다. 기업들은 단돈 1원도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기에 뜻을 쉽게 굽히지 않을 것이다. 기부채납은 자신들의 땅을 잘라 손해를 보면서 하는 것이고 이것이 공공기여다. 주민들이 잘 사용하는 공원을 사용하려는 것은 꿩 먹고 알 먹고 하려는 것이다. 강남역 인근에 역사문화공원 지하를 파서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그늘이 없고 커다란 환기구가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나무를 심을 곳도 없었다. 30년이 지나고 50년이 지나도 나무들은 크지 못하고 회초리 같이 보일 뿐이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여기 구의공원처럼 클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말을 믿지 말고 똘똘 뭉쳐 구의공원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현대2단지 입주자대표회의 감사라고 밝힌 한 주민은 “현대2단지에서는 지난 6월 27일 만장일치로 구의공원 개발을 반대하기로 결의했고 주민 95%가 반대서명에 동참해 서울시와 광진구에 서명부를 전달했다. 얼마 전에 지역의 한 정치인과 면담을 했는데 그 인식이 서울시 공무원하고 똑 같아 깜짝 놀랐다. ‘어렵게 신세계를 꼬셔 구의공원을 멋지게 업그레이드 해주는데 왜 반대 하는가’ 라며 오히려 저희에게 반문을 했다. 이게 어떻게 기부채납인가. 자기들 공사비 절감하려고 구의공원을 파괴하는 것이다. 싸움은 단순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대안은 신세계가 고민해야 할 일이다. 신세계는 버스를 이리 저리 다닌다며 아파트 단지별로 갈라치기를 해 주민들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2단지는 조만간 아파트 외벽에 ‘사기업 이익위해 구의공원을 파괴하는 서울시정과 광진구청은 각성하라’고 붙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세양아파트의 한 주민은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서 조직적으로 구의공원 파괴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비난하고 있다. 발전시켜 준다는데 왜 반대하냐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일제 침탈과 관련해 일본이 우리를 개발시켜주지 않았으면 우리는 영원히 후진국가 였을 것이라는 주장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잘 이용하고 있는 공원을 자기들 멋대로 파헤치고 유독가스를 내 뿜으면서 겉만 예쁘게 포장한다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보상금을 노리고 반대한다는 글도 있다. 우리는 공원이 원상태로 있길 바랄뿐이지 보상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을 없애면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구의공원의 멋진 자연환경 속에서 계속 오랫동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1시간 30분간 진행되었다. 주민들은 조만간 각 아파트단지 대표자들과 테크노마트대책위와 함께 연대기구를 만들어 임시주차장이 철회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과 관련한 구의공원 임시주차장 문제는 이제 구의공원 인근지역을 넘어 광진구 지역사회의 문제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서울시, 광진구와 신세계가 어떤 대안을 내 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 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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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집회에는 세양아파트, 현대2차, 6차. 프라임아파트 주민들과 테크노마트 상인들이 함께 했다.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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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의공원 입구에 주민들이 부착한 현수막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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