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구의공원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구의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4일 역삼동 신세계프라퍼티 본사 앞에서 이를 반대하는 4번째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난 후 주민들은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사업철회를 요구했으며, 신세계측은 ‘임시주차장 부지를 찾지 못하면 노상임시주차장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 구의공원 인근 주민들은 5일 신세계프라퍼티 본사 앞에서 구의공원 임시주차장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였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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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공원 임시주차장 반대 집회는 지난 7월 28일과 8월 11일 구의공원에서, 8월 28일에는 광진구청 앞에서 1차례 개최된 바 있으며, 신세계프라퍼티 앞에서 집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오전 11시부터 신세계프라퍼티 본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구의공원 인근 주민 30여명이 참여했으며, 정의당 광진구위원회 이나리 위원장과 서울환경연합 김동언 정책국장도 함께 했다.
집회에서 세양아파트 비대위 안연덕 위원장은 “신세계프라퍼티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왜 주민들을 위한 사업으로 포장하고 있는가. 평화롭던 동네가 신세계라는 재별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갈라치기로 분열되고 있다. 재벌특혜에 반대하는 구민들을 지역주민을 위한 사업을 반대하는 것으로 매도하여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동서울터미널부지 개발이 아니라 구민들의 재산이자 어린이들의 놀이터, 어르신들의 운동공간인 구의공원을 당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훼손하는 것이다. 구의공원은 자연공원이자 명품공원으로 그 자체로 소중하기에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원상복구가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를 파괴하고 다시 돌려준다는 말을 늘어놓지 말고 손대지 말라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것이 신세계가 말하는 사회적 책임경영의 실천이고 회사의 윤리규범을 따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 세양아파트 안연덕 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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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광진구위원회 이나리 위원장은 “함께 힘을 보태고자 이 자리에 왔다. 올해 초 구의공원에서 방사능급식안전조례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았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서명을 해 주셨다. 그때 보니 많은 시민들이 구의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많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서울에서 구의공원 같은 녹지가 있는 공원은 많지 않다. 이러한 녹지공간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현대6단지에서 온 한 주민은 “동서울터미널 개발과 구의공원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공원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하고 임시터미널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은 교통지옥, 매연공장, 소음공장이 된다.”고 말했다.
한 세양아파트 주민은 “구의유수지가 구의공원보다 더 크고 이곳을 개발하려는 서울시의 시도도 있었다. 성수동 뚝섬유수지도 있고 다른 대체부지도 있다. 왜 구의공원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유수지에 임시주차장을 설치하라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 김동언 정책국장은 “이곳 센터필드 건물은 두 동으로 되어있는데 지을 때 공개공지라고 절반은 공원으로 조성했다. 동서울터미널현대화 사업도 그런 방식으로 해야한다. 구의공원을 훼손하지 말고 자신들이 개발해 얻는 이익 중에 일부를 기부채납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의공원에서 20년째 아침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80대 주민은 “아침 5시 30분에 운동을 나가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동을 하고 있다. 구의동에서 80살이 넘는 노인은 체육시설에서 회원으로 받아주지도 않는다. 구의공원 공사가 시작되면 노인들은 갈 곳이 없다. 목숨걸고 공원을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집회 후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임시주차장 철회 요구
▲ 집회후 주민들과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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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회를 마친 주민들은 신세계프라퍼티 사업담당자들과 면담을 갖고 구의공원 임시주차장 운영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구의유수지 등 다른 대체시설도 있는데 구의공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등을 질문하고 ‘인근 주민들은 보상 등을 요구하는 것이 절대 아니며 구의공원 임시주차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업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당초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때 임시주차장 부지로 구의공원이 아닌 다른 대안 6곳을 추천했었다. 하지만 서울시 사전협상위원회에서 안전과 환경, 광역버스환승시설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구의공원을 임시주차장 최적지로 판단한 것이다. 이 문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여러 대안을 검토했지만 마땅한 부지가 없었다. 현재 상황에서는 대체부지를 찾지 못하면 노상에 임시주차장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터미널 이용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난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구의공원임시주차장 설치는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신세계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요청하면서 대화는 평행선을 달린 끝에 마무리되었다. 구의공원 임시주차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오는 11일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반대시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