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전국 39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의대별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자 데이터가 공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정헌 의원실이 교육부와 10개 국립대를 통해 전수조사 한 ‘의과대학 신입생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상위 7개 사립 의대에서 과고·영재학교 출신자 수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부산대 등 국립대 의대의 과고·영재학교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다.
전국 의대 입학 인원 3천 1백여명 중 과고·영재학교 출신은 2022년부터 3년간 매년 200명을 넘어섰다. 2024년 올해 기준 사립대부터 살펴보면, 성균관대 의대가 33.33%(14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연세대 22.32%(25명), 경희대 20.72%(23명), 중앙대 17.44%(15명), 가톨릭대 15.79%(15명), 한양대 11.82%(13명), 고려대 11.5%(13명) 순으로 ‘탑7’을 이뤘다. 그나마 연세대 의대는 2022년 29%에서 낮아진 수치다.
과고·영재학교 출신이 셋 중 한 명꼴로 가장 높은 성균관대 의대를 보면, 2022년 8.89%(4명)에서 작년에 27.27%(12명)로 뛰었고 올해 33.33%(14명)로 최고치를 찍었다. 수와 비율 모두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희대(22년 17.12% → 24년 20.72%), 중앙대(22년 15.12% → 24년 17.44%), 가톨릭대(22년 11.34% → 24년 15.79%)도 2년 전 대비 증가했다.
3년간 종합한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연세대 의대의 과고·영재학교 출신자가 총 89명으로 30%에 육박했다. 성균관대는 30명(22.9%), 한양대 60명(18.13%), 고려대 58명(17.79%), 중앙대 46명(17.76%), 경희대 57명(17.12%), 가톨릭대 40명(13.89%)으로 7개 의대 모두 10%대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사립대 의대의 3년간 과고·영재학교 출신자는 총 521명이며, 이중 ‘탑7’ 사립 의대가 380명에 달했다.
한편, 국립대 의대의 경우 사립대보다는 과고·영재학교 출신자 비중이 낮았으나, 소폭 증가세롤 보였다. 3년간 종합 수치를 기준으로 서울대 의대는 30~34명이 입학했으며(특목고 중 과고-외고 분리 거부), 이어 부산대 29명, 충남대 18명이 입학했다.
특히 서울대의 영재학교 선호, 부산대의 과학고 선호가 두드러졌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영재학교 출신자가 3년간 30명으로 국립대 중 최다였다. 이는 사립대와 비교해도 성균관대(20명)보다 많은 수준이다.부산대 의대는 2024년 올해 국립대 중 유일하게 과고·영재학교 출신자 비율이 두 자릿수였다. 특히 과학고 출신자가 3년간 27명으로, 사립대와 비교해도 전체 종합 2위다. (중앙대 34명 1위, 고려대 24명 3위)
전체 국립대 의대의 3년간 과고·영재학교 출신자는 총 128명으로 4.38%를 차지했다. 한편, 전국 고등학교 2,380개교 중 과학고는 20개, 과학영재학교는 8개로 비율이 1.18% 수준이다.
이정헌 의원은 “정부가 2천명 숫자를 고집해 의정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이공계 교육도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라며 “이미 일부 상위권 의대가 과고, 영재학교 아이들을 2~30%씩 뽑았다는 수치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올해 역대 최다 N수생 수능 응시가 예고하듯, 막무가내 불통 정책이 계속되면 이공계 핵심 인재들이 의대로 더 빠져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초·중·고 교육 현장의 현실을 냉철하게 쳐다보고,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이공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