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구의공원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구의공원 인근 주민들은 22일 오전 광진구청 앞에서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8번째 집회를 개최하였다. 집회를 마친 후 주민들은 광진구에 구의공원 임시터미널 공사 반대 서명부를 전달하였다.
▲ 22일 구의공원 임시터미널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구청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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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공원 임시주차장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7월 28일 구의공원에서 첫 집회를 시작으로 구의공원에서 2차례, 광진구청 1차례, 신세계프라퍼티 앞 1차례, 시청앞에서 3차례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1시 광진구청 앞에 모인 50여명의 구의공원 인근 세양, 현대2단지, 현대6단지 등 아파트 주민들은 ‘아이들 뛰놀 곳 없다. 지하공사 계획 즉각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주도한 세양아파트 비대위 안연덕 위원장은 “구의공원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사실이 분명한데도 서울시와 신세계는 이를 부정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렇든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을 믿고 휴식과 치유, 놀이공간인 구의공원 파괴를 지켜봐야 하는가. 오늘 광진구에 서명부를 전달한다고 얘기했음에도 구청장은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이는 11,612명의 서명주민들을 무시한 행위로 불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서명부를 전달한 후 2차 투쟁을 마무리하려 한다. 좀 더 준비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의공원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광진구에서 평생을 살았다. 제가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를 위한 놀이공원이 필요했고 마지막 남은 놀이터가 구의공원이었다. 이 아름다운 구의공원을 파괴하겠다고 하는 행태를 지켜볼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참가자는 “저희 아이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근처에 마땅한 놀이터가 없어 매일같이 구의공원에 가서 놀고 있다. 아이들이 구의공원이 없어진다고 울면서 저보고 집회에 나가 막아달라고 했다. 구의공원은 꼭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2단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세계적인 추세는 녹지공간을 늘리는 것 임에도 우리구는 무슨 이유로 30년간 가꿔온 녹지공간을 파괴하고 버스터미널을 짓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불과 30m거레에 하루 1천대의 버스가 드나드는 터미널이 생긴다. 그 길은 하루 수천명의 주민들이 다니고 아이들의 통학로이기도 하다. 이유는 하나다. 재벌기업이 사익을 위해 구의공원을 파괴하고 인근주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다. 또 서울시와 광진구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구의공원을 먹잇감으로 던져주려는 것이다. 구의공원은 애초 동서울터미널현대화사업과 연관이 없었다. 공사단축을 통해 자신들의 비용을 절감하고 공기를 단축시키려는 것에 불과하다. 이 문제만큼은 참을 수 없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광진시민사회연석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도 함께 했다. 동서울시민의힘 김신옥진 집행위원장은 “어제 구의공원에 갔다가 집집마다 베란다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았다. 여러분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구의공원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지 알 수 있었다. 이 투쟁의 의미는 안전을 지키는 투쟁, 사회를 지키는 투쟁,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이다.”며 연대의 의사를 전했다.
한편, 집회를 마친 후 주민들은 아이들의 엄마 3명을 대표단으로 꾸려 서명부를 전달하기 위해 구청으로 향했다. 주민들은 당초 구청장실을 찾아 김경호 구청장을 면담하고 서명부를 전달하려 했지만 김 구청장은 사전에 잡혀있던 외부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직접 가서 구청장 비서실에 서명부를 전달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구에서는 담당부서장이 집회현장에서 서명부를 받겠다고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양측은 광진경찰서의 중재로 구청장실 앞에서 도시계획과장이 서명부를 전달받는 것으로 합의한 후 구청장실 앞에서 도시계획과장에게 서명부를 전달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주민들은 서명부를 구에 전달한 만큼 일단 구청의 답변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 후 답변결과에 따라 다시 집회를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1만명 넘는 주민들의 반대서명에 구가 어떤 답변을 내 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 서명부를 전달하기 위해 구청으로 향하는 주민들을 광진경찰서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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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랑이를 벌이는 광진경찰서 경찰과 주민들. 광진경찰서의 중재로 합의안이 만들어진 후 주민 대표들은 구청장실로 올라가 관계부서장에게 서명부를 전달했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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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장실 앞에서 진행된 서명부 전달식.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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