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공무원동조합 서울지역본부 광진구지부 정기총회에서는 축사 순서가 모두 끝난 후 새누리당광진(을)당원협의회 정준길 위원장이 발언을 자청해 ‘여러분을 대변하지도 않는 정당에 박수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조합원들은 정 위원장에게 큰 목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 공식적인 축사순서가 모두 끝난 후 발언을 자청한 정준길 위원장이 공무원연금 개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 디지털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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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길 위원장의 발언은 1부 행사가 모두 끝난 후에 이루어졌다. 주최측은 이날 김기동 구청장, 전호일 부위원장, 박삼례 의장, 김한길 의원, 추미애 의원, 권재동 서울본부장에게 축사를 요청했지만 정준길 위원장에게는 축사순서를 주지 않았다.
마지막 축사순서인 권재동 서울본부장의 축사가 끝난 후 내⋅외빈들이 막 자리를 뜨려는 순간 정준길 위원장은 연단쪽으로 걸어나오며 육성으로 발언권을 달라고 요청했으며, 곧 이어 마이크를 잡고 “새누리당인 제 의견도 한번 들어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발언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이 ‘들어보자’고 동의하자 발언을 시작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주요 내빈들은 자리를 떴다.
정 위원장은 “저는 오늘 돌멩이를 맞으러 왔다. 여기 오신 분들이 새누리당에서 추진하는 공무원연금에 대해 상당히 비판하는 자세 갖고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당협위원장이 굳이 이런 자리에 가서 욕먹을 이유가 있겠느냐며 가지 말라고 하더라. 제가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새누리당을 대표하는 지역대표로서 주민들의 한사람인 공무원노조에서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데 들을 것이 있으면 듣고 혹시 설명할 것이 있으면 해야지 왜 피하느냐. 가야겠다고 하고 왔다. 공적연금개악저지와 관련해 전호일 부위원장이 아까 지적하신 4가지 모두 맞다고 생각한다. 연금을 맘대로 갖다 쓰고 갚지 않은 것, 정부 분담률 낮은 것 맞다. 두 가지(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를 비교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적절하다. 지금은 조금 다르지만 맨 처음에 공무원연금에 퇴직금과 임금이 포함된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잘 안 듣는가?. 그런 부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민련도 똑같다. 대한민국 사회가 발전하려면 여러분을 대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치세력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을 대변해 줄 언론이 없고 정치세력이 없다보니 민주당(새정치연합)에 기대는데, 솔직히 아까 두 분이 냉큼 박수 받고 가셨는데 이분들이 실제로 해결할 거라 생각하는가?.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수만 받고 가서 팔짱끼고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이다. 오늘 공무원연금과 관련해 중간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새정치연합의 안이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안이 잘못됐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제1야당의 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권을 잡고 있고 이안을 주도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어떻게 여러분들을 대변하지도, 제대로 일도 하지 않는 정당에 박수치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공무원개혁과 관련해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는 순수한 뜻이 언론에 의해 왜곡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저는 여러분들이 고통분담의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들이 밥그릇을 지키려고만 한다고 오도하는 일부 언론이 있다. 이 부분은 여러분들이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 여러분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저는 새누리당 이지만 여러분들께서 중심이 돼서 여러분들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굳건한 진보정당을 만들어 내실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 드린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조합원들은 “새누리당 얘기만 하세요. 우리 판단은 우리가 해요. 그만하세요.”라며 항의하기도 했으며, 막판에는 사회자가 “정기총회 시간상...”이라며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정준길 위원장의 발언이 끝난 후에도 일부 조합원은 큰 목소리로 “새누리당 현수막이나 떼세요. 국민들 호도하지 말고.”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2부 사회자는 “새누리당이 끼어들어 어수선하게 만들었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총회가 모두 끝난 후 광진구지부의 한 핵심간부는 “사실 이번 총회에는 구청장, 구의원만 초대하고 국회의원, 시의원은 초대하지 않았다. 알아서 오신 것이지만 국회의원들은 현역이기에 축사기회를 드렸다. 축사기회를 주고 안주고는 주최 측의 권한이라 생각한다. 남의 축제에 와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주최 측으로서 상당히 난처했다.”며 정준길 위원장의 행동에 불만을 표했다.
▲ 축사순서가 모두 끝난 후 연단쪽으로 걸어나오며 발언을 요구하는 정준길 위원장. 내빈들이 자리를 뜨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디지털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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