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세상이 시끄럽다. 뉴스에는 서로 윽박지르며 싸우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학생들의 학교 폭력 사건이 계속 터져 나온다. 나는 지금 혼란스럽고 차가운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여자아이 주변엔 온통 괴물들뿐이다. 평범한 아침 일상은 문어발 엄마의 ‘빨리빨리’로 시작된다. 손도 발도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아이는 천천히 하고 싶다. 그런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유치원에서는 내 이야기만 건성으로 듣는 코끼리 선생님이 너무 밉다. 치마를 입었다고 놀리는 원숭이 괴물 친구도, 내 장난감을 마구 가지고 노는 욕심꾸러기 거미 친구도 싫다. 고민에 빠진 내성적인 아이… 이제 참을 수 없게 된 아이는 용기를 낸다.
과연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헤어롤러를 말고 서둘러 가는 엄마에게 말한다. 조금만 천천히 해주세요. 나란히 가니 엄마와 눈도 마주치고 유치원에 가는 길이 즐겁다. 누가 놀려도 난 상관없다. 괜찮아, 내 마음아. 싫은 걸 싫다고도 해본다.
꼭꼭 숨겨 놓았던 마음을 꺼내어 같이 책을 읽고 싶은 아이에게 말도 걸어 본다. 또한 책을 뺏으려는 욕심쟁이 거미 친구에게 “이 책 너 가져.”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도 “너도 같이 놀래?” 하며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한 감정의 색- 노란색이 눈에 띈다. 봄에 피는 개나리, 밝은 태양, 해바라기처럼 아이 마음도 활짝 핀다. 내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책, 내 마음을 표현하는 책이다.
이 책은 나에게도 내 마음이 어떤지 안녕을 묻는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말해준다. 내 마음을 살필 줄 알면 남의 마음도 소중하고 귀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마음에도, 상대의 마음에도 귀를 기울일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삭막하지 않은 세상,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아진 세상을 기대해 본다.
글을 써주신 공미진 님은 '어린이책과 노닐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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