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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은 국민되기 '거룩한 한표'
[국회의원선거특별기고]광진주민연대 민동세 공동대표
 
민동세 시민기자   기사입력  2008/04/07 [18:52]
 ‘아빠, 대통령아저씨 또 뽑아?’  

뜬금없는 아들 녀석의 질문에 가리키는 곳을 보니 18대 국회의원 선거벽보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년 말에 대통령 선거벽보를 보며 이 아저씨는 이렇고, 저 아저씨는 어떻다고 이야기하던 것이 기억났나 봅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을 뽑는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국회의원, 그게 뭔데?’  

‘창희, 승희 그리고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법을 만들고 나라에서 일을 잘 했는지, 돈은 잘 쓰고 있는지 감시하고 조사하는 일을 하는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란다.’  

▲ 민동세 공동대표     © 디지털광진
아주 잠깐,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녀석과 길거리에서 나눈 대화가 한 동안 사라지지를 않습니다. 선거벽보를 좀 더 자세하게 봐둘 것을, 집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물을 꼼꼼하게 보았을 것을 하는 반성도 되었습니다. 오는 수요일(4월 9일) 선거일에 가족과 가까운 양평을 다녀오자고 꺼낸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거리 유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귀찮다는 이유로 거리의 선거벽보를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집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물을 꺼내서 내가 사는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각 후보자들이 나에게 주장하는 정책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선거일로부터 4년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 자랑스럽고 수치스러운 사건들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은 국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광진구의 유권자 여러분들이 부끄럽지 않은 국민이 되기 위한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4월 9일에는 아무리 바쁘고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꼭 투표를 해야 합니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투표용지는 ‘거룩한 한 표’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권리로서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는 수요일(9일) 지정된 투표소에서 내 이름으로 부여된 한 장의 투표용지는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나의 행위로부터 대한민국의 국가운영이 시작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코 대한민국 헌법이 당신의 이름으로 부여한 ‘거룩한 한 표’인 투표용지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권리를 포기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이 부끄럽지 않은 국민이 되는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투표할 사람과 그 사람의 약속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일입니다.
한 때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에 고무신 한 짝과 막걸리 한 잔에 내가 가진 한 장의 표와 바꾸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 선거, 조직 선거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바뀌었지만 점차 사라지는 빛바랜 이야기들이 되고 있습니다. 돈을 주고받는 불법선거는 제도로 금지하고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같은 고향이라는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특정 대학과 기업출신이라는 학연과 줄서기를 내세우는 선거 후보자들이 있습니다. 같은 성(性)과 종친, 비슷한 지역, 같은 학교출신, 유사한 직업군 심지어 나와 비슷한 연령층이라는 막연한 이유로 한 표를 던지는 행동은 후보자가 스스로 고치기 전에 우리 유권자의 의식으로 사라지게 만들어야 할 몹쓸 정치행태입니다. 이제는 후보자의 능력과 정책공약에 대한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공식 선거후보로 등록되기 전에 예비선거운동기간을 통해, 정당소속의 후보자는 각 정당별 공천심사과정에서 개인의 정보와 선거공약을 만들어 유권자에게 제시합니다. 우리가 가진 한 장의 투표용지를 얻어내기 위해 후보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선거공약을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 유권자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제시된 정책공약의 비전과 실천가능성을 보고 투표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성추행, 관광성 외국여행, 검은 돈 수수 및 청탁 등 또다시 언론보도에 거론되는 수치스러운 정치인들이 있다면 역시 후보자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투표한 우리의 책임도 피할 수 없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국민 되기 두 번째, 선거전에 꼭 후보자의 선거공보물과 홈페이지, 언론정보 등을 통해 꼼꼼하게 살피는 것입니다.

셋째 정당선거를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야합니다.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출되는 국회의원은 모두 299명으로,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함께 이용됩니다. 소선거구는 광진구 갑·을 선거구를 말하는데 전국에서 245명이 선출하고, 비례대표는 정당명부식 전국 선거를 통해 54명을 선출하게 됩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정당별 비례대표제에 따라 유권자는 지정된 투표소에서 2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지역선거구 후보에 1표, 정당에 1표씩을 투표하는 것입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정당별 전국 득표 비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며, 전국 득표율의 3% 이상을 획득한 정당에 한해 자격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미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혹은 신문을 통해서 각각의 정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를 보았을 겁니다. 또한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물에도 익숙한 정당과 매우 생소한 정당의 홍보물이 도착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은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소선거구의 지역 선출자와 정당비례의 선출자 비율을 매우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의회정치가 다수결 원칙의 중요성과 더불어 소수의견 존중을 위한 복수정당정치를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선거일 전에 다시 한 번 각각의 정당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각 정당의 비례대표로는 어떤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졌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각 정당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그 정당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정치결사체로 모여 있는 소속 정치인들의 정치적 견해를 알아야 합니다. 정당의 이름만으로 그 정당의 가치와 철학을 알아볼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비슷한 정당들이 이름도 바꾸고 선거를 위한 이합집산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유권자가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국민이 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오는 4월 9일, 수요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민국 헌법이 유권자에게 부여한 투표 권리를 꼭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냥 선거에 참여하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유권자가 앞장서 대한민국의 정책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와 정책공약을 꼼꼼히 살펴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권리행사인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정당과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한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후 4년간, 더 나아가 장차 우리 아이들의 미래세대에게 당당한 국민이 되는 방법입니다. 
 
(본 칼럼은 광진구의 시민단체인 광진주민연대 민동세 공동대표의 글로 디지털광진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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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4/07 [18:52]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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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유권자 2008/04/07 [23:10] 수정 | 삭제
  • 결코 부끄러지 않은 아버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꼭 투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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