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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서울형 주민자치회 이해하기
김승호 전 서울시주민자치사업단장, Ⅰ.동 중심의 주민자치 개념과 중요성
 
김승호 시민기자   기사입력  2019/02/21 [09:10]

서울시가 20171단계 4개구 26개 동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서울시 전 동에 주민자치회를 도입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단계에 속한 광진구는 2019년과 7월부터 5개 동에 대한 시범실시를 앞두고 이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도 주민자치회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광진에서는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대한 김승호 전 서울시주민자치사업단장의 글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 지난해 7월 개최되었던 구의3동 마을총회 모습    ©디지털광진

 

 

[서울형 주민자치회 사업 이해하기Ⅰ]

                    동 중심의 주민자치 개념과 중요성

 

                             김승호 전 서울시주민자치사업단장(현 사단법인 마을 이사)

 

▲ 김승호  전 단장     ©디지털광진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을 만큼 우리의 지방자치는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방자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단체자치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주민자치로 나뉜다. 주민자치가 지방자치의 주요한 구성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지방자치 20년의 역사에서 주민자치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및 주민의 자치로 구성되는 것이며, 주민자치가 활성화 될 때 지방자치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와 주민자치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요소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으로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주민은 참여할 때주인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참여하는 주민에 의해서 풀뿌리 민주주의는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주민참여는 지역사회문제 해결에 의견만을 제시하는 주민의견 수렴단계에서 주민 스스로 의제나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시민통제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주민참여 수준은 지역사회의 범위와 다루고자 하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서 결정된다.

 

▲ 주민자치개요도     © 디지털광진

 

 

지역사회 범위가 넓고, 여러 영역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의제를 결정할 때에는 주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용이하지 않다. 반면에 비교적 작은 지역사회 규모에서의 주민은 서로 공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행정구역인 동() 단위의 지역문제를 해결할 때 주민이 적극적인 주체로 나설 수 있고, 참여가 확장된다. 물론, 인구 규모가 대체로 2만 명을 넘는 동단위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동보다 더 작은 골목길 혹은 아파트 단지 내의 생활 문제를 해결할 때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더 용이할 것이다. 그러나 주민자치가 행정과의 협력을 통해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할 때 공공성과 해결력이 확장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의 기초 단위인 동 단위의 주민자치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마을이나 동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은 많은 영역에서 생활상의 이해와 요구를 공유한다. 골목 길, 아파트단지, 주차장, 녹지 공간, 문화 공간과 활동, 보육환경, 초중고 교육문제, 운동 공간, 안전 등은 주민 각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 영역에 해당된다. 공공 영역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보다는 다수 주민이 함께 노력할 때 문제해결력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간 이웃의 관계망이 확장되고, 주민 스스로 마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주민자치를 경험할 수 있다.

 

▲ 서울형주민자치회의 이해     ©디지털광진

 

이런 의미로 주민자치, 마을공동체는 원리적으로 다른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은 주민의 필요와 욕구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과의 관계망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이고, 주민자치는 주민 대표성과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확보해서 주민들의 합의를 통해 어떻게 생활상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관계망을 만들고 그 관계망을 기초로 생활상의 문제를 주민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주민자치라고 할 수 있다. 서울형 주민자치회 사업은 두 영역을 포괄하여 두가지 요소가 잘 반영되도록 설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훌륭한 국가는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이 훌륭해야 한다.” 라고 했다.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듯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훌륭한 시민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훌륭한 시민을 위한 제도의 첫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제도가 주민자치를 강화하는 제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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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21 [09:10]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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