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크릴오일, 고래를 줄까? 내가 먹을까?
중곡동 더불어내과 윤여운 원장의 의료칼럼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20/05/08 [14:35]

요즘 남극의 고래들이 날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이 워낙 크릴오일을 찾다보니 주로 크릴새우를 먹고사는 남극의 고래, 펭귄, 가마우지 등이 배곯이를 하고 있다네요.

 

▲ 더불어내과 윤여운 원장     ©디지털광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은 끝이 없습니다. 매년 돌아가면서 새로운 것들이 소개가 되는데 홍보내용만 보면 안 먹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최근의 대세는 ‘크릴오일’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이름이지요. 이거 안 먹는 사람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까요. 흥미로운 건 유행이 지나고 나면 머지않아 대부분 잊혀지고 만다는 점이예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막상 먹어보면 별 볼일이 없어서죠.

 

크릴오일은 남극의 크릴새우에서 얻는 지방입니다. 여기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인지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효과로 내세우는 건 중성지방을 낮춰주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심장보호 효과도 있고 혈압도 낮춰준다는 등등입니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인정되고 있는데 때로는 콜레스테롤을 높이기도 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기는 한데 20,30씩 낮춰주는 건 아니고 1~4 mmHg 정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왔고 다른 효과들도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과장광고인데요. TV 광고를 보면 물이 든 컵 속에 돼지기름을 띄어 놓고 크릴오일을 부어 저으면 돼지기름이 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몸속의 지방도 싹 녹여줄 것처럼 홍보합니다. 이건 실험이라기보다는 마술 내지는 사기에 가까운데 컵에서 녹았다고 해서 우리몸 안에서 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을뿐더러, 만일 크릴오일보다 인지질이 많은 달걀을 넣어서 저으면 돼지기름이 더 잘 녹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다음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크릴오일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다. 소비자 기만, 부당 비교, 거짓 과장 광고 등으로 829건을 적발하고 해당 판매 사이트를 차단했다”

 

크릴오일의 부작용은 역겨운 냄새, 소화불량, 속쓰림, 설사 등입니다. 이제 크릴오일은 한물가겠지만 식품제조업자, 쇼닥터, 불량언론, 홈쇼핑 등이 꿍꿍이를 해서 또 다른 건강식품을 띄울 겁니다. 쉽게 현혹되지 마시고 궁금하면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고래야, 크릴새우는 네가 먹으렴.

 

칼럼을 써 주신 윤여운 원장은 내과 전문의로 중곡동에서 더불어내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인 광진주민연대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0/05/08 [14:35]   ⓒ 디지털광진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