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24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서 2023년 연계편성 횟수가 지난 2022년 대비 증가하고 2023년 홈쇼핑 연계횟수가 최다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법적규제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실에서 방통위로부터 받은 ‘연도별 연계편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ㆍ종편PP-홈쇼핑의 연계편성 횟수는 ▲`20년 151회, ▲`21년 520회, ▲`22년 447회, ▲`23년 470회로, 2020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계편성이란 지상파 종편PP의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인접한 시간대에 홈쇼핑 채널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는 방송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방통위는 지상파·종편PP-홈쇼핑 간 연계편성 현황을 매년 약 1개월을 대상 기간으로 정하여 점검하는데, 점검 내용은 지상파·종편PP 건강정보프로그램 방송 횟수, 최다 프로그램 현황, 요일·시간대별 현황, 홈쇼핑 사업자의 연계편성 방송 횟수, 연계편성 유형 및 판매상품 현황 등이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 “TV 광고 매출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 방송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며 방송 시장 환경의 불가피한 측면을 들었다.
한 달 동안 일어난 연계편성이 500회에 육박하는 상황이지만, 현행 방송법에는 협찬에 관한 규정이나 연계편성을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일 이 의원은 협찬의 정의, 협찬 금지대상, 협찬과 관련된 부당행위의 금지 등 협찬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과 홈쇼핑방송사업자의 연계편성 금지사항을 신설하고, 의무적 협찬고지 사항, 협찬고지 금지사항 등 협찬고지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비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향상하는 방송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 2020년 연계편성 시 홈쇼핑회사 또는 특정 기업으로부터 협찬받은 사실을 시청자들이 알 수 있도록 최소 3회 의무 고지해야 하는 재승인ㆍ재허가 조건을 이행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23년 연계편성된 건강정보프로그램 총 470회 모두 자막 고지를 3회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의원에 따르면, 건강정보프로그램 1회 편성 당 홈쇼핑채널 상품판매 방송이 복수로 연계된 중복 연계편성은 ▲`20년 169회, ▲`21년 756회, ▲`22년 754회, ▲`23년 838회로, 2023년에 최다를 기록했는데, 프로그램당 최대 7차례 상품판매 방송이 복수로 연계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연계편성 관련한 법적 규제가 미비해 1:N으로 진행되는 중복 연계편성은 전체 연계편성의 절반에 해당할 정도로 방송의 상업화가 심각하다”라며, “연계편성이 일상화된 이 상황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명백한 행위일뿐더러 결국 방송 전체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태규 방통위 직무대행은 “시청자들의 시청권 측면에서 부적절해 보인다”고 인정하며,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고, 경우에 따라 편성권 침해로 이어질 여지가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답했다.